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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르의 정보소

좋은 시 모음

by 주애pd 2022. 3. 17.

                     김 춘 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호수

                     정 지 용

 

얼골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서시

                   윤 동 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 종 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풀꽃

                              나 태 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토닥토닥

                        김 재진

 

나는 너를 토닥거리고

너는 나를 토닥거린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

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

바람이 불어도 괜찮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도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거라고

토닥거리다가 잠든다.

 

 

 

목숨의 노래

                             문 정 희

 

너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다 이 말은 너무 작았다.

같이 살자 이 말은 너무 흔했다.

그래서 너를 두곤 목숨을 내걸었다.

목숨의 처음과 끝 천국에서 지옥까지 가고 싶었다.

맨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다. 죽고 싶었다.

 

 

 

나의 꽃

                            한 상 경

 

네가 나의 꽃인 것은

이 세상 다른 꽃보다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것은

이 세상 다른 꽃보다

향기로워서가 아니다.

 

네가 나의 꽃인 것은

내 가슴 속에 이미

피어있기 때문이다.

 

 

 

푸른 밤

                          나 희 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귀천

                   천 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먼 후일

                           김 소 월

 

먼 후일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후일 그때에 잊었노라

 

 

 

희망

                       기 형 도

 

이젠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으리라

언제부턴가 너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흐른다.

이젠 아무런 일도 일어날 수 없으리라

 

그러나

 

언제부턴가 아무 때나 나는 눈물 흘리지 않는다.

 

 

 

짝사랑

                    김 병 훈

 

한 사람을 알고 부터

내 스스로가 선택한 가장 아름다운 고통이다

 

 

 

이런 시 

                      이 상

 

내가 그다지도 사랑했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평생 못 올 사람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어여쁘신 그대는 내내 어여쁘소서

 

 

 

편지

                     김 남 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그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귀절 쓰면 한귀절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번도 부치지 않는다.

 

 

 

낮은 곳으로

                             이 정 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싶다는 뜻이다.

잠겨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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