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없이 제습하는법

이번 주에도 주말까지 비소식이 있어 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가정에서는 습기가 많아 제습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제습기를 틀어 놓아도 눅눅함이 잘 가시지 않는데요. 전기세도 부담이지만 무엇보다 방마다 제습기를 틀 수 없다는 점도 난감합니다. 오늘은 장마철 제습기나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습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제습' 개념은 언제 처음 생겼을까?

더우면 부채질을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공기 중의 습기를 제거한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했을까요? 덥고 습한 날씨가 많은 유럽에서는 음식물 부패방지를 위해 방부효과가 있는 소금과 후추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여름에도 벽난로를 틀어 습기를 막았다고 해요.

제습제에 대한 개념이 생기기도 전에 1902년 에어컨이 먼저 나왔는데요, 이후 고분자과학이 발전하면서 ‘실리카겔’이 발명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된장을 만들 때 소금이 습기에 녹거나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숯’을 제습제로 사용했고, 팔만대장경 목판을 보관하는 해인사에서는 ‘숯, 횟가루, 소금, 모래’를 제습제로 사용해 목판이 오래 보존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실리카겔 제습원리

실리카겔 (출처: http://www.ba-bamail.com)

약통이나 김 제품 포장 안에 꼭 들어 있는 게 있죠. 바로 ‘실리카겔’입니다. 다 먹고 난 후 이 실리카겔을 모아 놓았다가 사용하면 훌륭한 제습제가 된답니다. 작은 종이 포장을 뜯어 보면 작고 투명한 구슬로 이뤄져 있는데요. ‘실리카’는 규소를, ‘겔’은 공기와 섞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a) 실리카겔 구조 (b) 전제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실리카겔 (출처: https://www.intechopen.com)

실리카겔 내부에는 표면적의 6만 배에 달하는 공간이 있어, 근처의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잡아두는 작용을 해 제습효과를 줍니다. 실리카겔은 햇빛에 말리면 다시 재활용할 수 있으니 다 썼다고 버리지 마세요.

 

자신 무게의 14배 수분을 흡수하는 염화칼슘

천연 제습제로 인터넷에 판매 중인 염화칼슘 (출처: 롯데아이몰)

염화칼슘(CaCl2)은 자신의 무게의 14배 수분을 흡수할 수 있어, 일반 습기 제거제를 구매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고 효과적으로 습기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습기 제거제라고 마트에서 구매하는 제품들 안에 바로 이 ‘염화칼슘’이 들어 있습니다.

염화칼슘은 실리카겔보다 무게 대비 5배 이상 습기를 빨아들여 뛰어난 제습 기능을 발휘하는데요. 물을 빨아들이면 액체 상태가 되기 때문에, 주로 플라스틱 통 안에 보관해야 합니다. 염화칼슘을 구매해 빈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컵에 넣어 휴지나 부직포로 막아주면 훌륭한 천연 제습제를 만들 수 있는데요. 인터넷을 통해 쉽게 염화칼슘 제습제 DIY 제품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단, 염화칼슘은 금속을 부식시킬 수 있기 대문에 옷장이나 신발장에 넣을 때 직접 닿지 않도록 잘 감싸야 합니다.

 

습도조절과 공기정화효과! '숯'

숯은 수분 없이 바짝 마라 있고, 미세한 구멍이 고밀도로 분포되어 있어 제습효과가 뛰어나 천연 제습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습도가 높을 때 수분을 흡수해 습도를 낮춰주고, 또한 건조하면 머금고 있던 수분을 방출해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숯은 물 뿐만 아니라 먼지나 각종 화학물질도 끌어당기는 기능도 있어, 공기정화효과도 제공해주는데요. 또한 잘 씻어서 말리면 다시 재활용이 가능해, 여러 개 사다 놓고 방마다 배치해 놓으면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답니다.  
 
이 외에도 소금, 녹차가루, 신문지 등도 습기가 많은 날 제습제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인데요. 눅눅한 습기 냄새는 아로마 캔들을 이용하면 방향제 역할까지 해 집안 전체에 은은한 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무덥고 습기 많은 여름, 주변 생활 속 제품들을 활용해 상쾌하고 향기롭게 보내시기 바랍니다.